가집행 선고 판결로 부동산 강제경매를 진행 중인데, 채무자가 뒤늦게 공탁하면 경매를 막을 수 있나요?
질문
금전채권 사건에서 1심에서 집행력 있는 가집행 선고 판결을 받은 원고입니다.
피고는 공탁도 하지 않은 채 항소하였고, 저는 준비서면을 통해 피고의 항소가 이유 없다는 점을 소명하였습니다.
그 결과 항소심 변론기일에 피고가 2회 연속 불출석하였고, 재판부에서는 1개월 내 기일지정신청이 없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보고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것이라는 설명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피고의 거짓 주장으로 인해 약 2년 동안 소송이 계속되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판결금과 법정이자를 받는 것만으로는 억울함이 해소되지 않아, 현재 1심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피고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이후 피고 측에서 직접 나오지는 않고 대리인을 통해 얼마를 지급하면 경매를 취하해 줄 수 있는지 연락이 왔습니다.
- 제가 경매를 취하하지 않을 경우, 피고가 판결금 전액을 공탁하여 강제경매를 중단시키는 것이 가능한가요?
- 저는 단순히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진정한 사과를 원하고 있습니다. 피고가 반성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경매절차를 계속 진행하여 부동산 경매까지 진행되도록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민사집행법 제49조 제4호는 집행할 판결이 있은 뒤에 채권자가 변제를 받았다는 증서를 제출할 경우 강제집행은 필수적으로 정지됩니다.
채무자로부터 사과를 받는 것은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습니다. 과거 사과를 강제하는 방법은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판단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금전지급청구의 민사소송은 돈을 받으면 그걸로 목적을 달성합니다. 채무자로부터 소송, 집행비용과 지연손해금 및 원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경매신청을 취하하는 게 옳습니다.
행여 채권자가 경매를 취하하지 않더라도 전액 변제한 채무자는, 다소 복잡할 절차를 거칠지라도 직접 경매를 취소시킬 수도 있습니다.
실무해설
민사소송을 직접 진행해 본 사람이라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거짓 주장으로 인해 수년간 소송이 계속되거나, 명백히 이유 없는 항소로 시간을 끌었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판결금 자체보다도 정신적 피로감과 억울함이 더 크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승소한 원고들 가운데는 "돈보다 사과를 받고 싶다"거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민사집행절차는 기본적으로 채권의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절차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강제경매의 목적은 채권 회수입니다
강제경매는 채무자를 처벌하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채권자가 판결에 따라 받아야 할 돈을 회수하기 위해 국가가 강제력을 행사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원금,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집행비용 등을 모두 변제하였다면 강제집행을 계속 유지할 실익이 없어지게 됩니다.
민사집행법 역시 이러한 원칙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2. 사과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습니다
① 채무를 갚게 할 수는 있습니다.
② 부동산을 경매에 넘길 수도 있습니다.
③ 예금이나 급여를 압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채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는 사죄광고나 사과를 강제하는 제도가 일부 존재했으나, 현재는 헌법상 인격권과 양심의 자유 등의 문제로 인해 강제적인 사과는 인정되지 않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결국 사과는 법원이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맡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3. 채무자가 전액 변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실무상 가장 흔한 상황은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뒤 채무자가 뒤늦게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채무자는 경매가 진행될 경우 신용상 불이익, 재산상 손실, 매각에 따른 부담 등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채권자가 요구할 수 있는 범위는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금
② 지연손해금
③ 소송비용
④ 강제집행비용
위 금액이 모두 지급되었다면 강제집행의 목적은 달성된 것으로 보게 됩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적법한 방법으로 전액 변제하거나 공탁을 통해 채무를 소멸시키는 경우에는 경매절차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작성하는 법률서식 실무팁
제가 과거 출간했던 「스스로 작성하는 법률서식」 시리즈에서도 반복하여 설명했던 내용 중 하나는 "판결의 목적"과 "강제집행의 목적"을 구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채권자는 소송 과정에서 억울함을 해소하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강제집행 단계에서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핵심 목적입니다.
따라서 감정적인 부분과 법적인 부분을 분리하여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채무자가 전액 변제를 제안한다면 원금만이 아니라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집행비용까지 모두 포함하여 정산한 뒤 경매취하 여부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강제경매는 채무자를 처벌하거나 사과를 강제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원금과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및 집행비용까지 모두 변제하거나 적법한 공탁을 통해 채무를 소멸시키는 경우에는 경매절차가 중단되거나 취소될 수 있습니다.
반면 채무자의 진정한 사과는 법원이 강제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법적 절차만으로 이를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