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진단서 제출했는데 폭행죄로 벌금 30만원 약식기소,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나요?
질문
얼마 전 폭행을 당하여 병원에서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해당 진단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후 사건은 검찰로 송치되었고, 최근 검찰에서 구약식 처분을 하였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건 조회를 해보니 가해자는 상해죄가 아닌 폭행죄로 약식기소되었고 벌금도 3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상해진단서까지 제출하였는데 왜 상해죄가 아닌 폭행죄로 처리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피해자인 저에게 별도의 연락이나 의견 확인 절차도 없이 사건이 종결된 점이 매우 억울하게 느껴집니다.
궁금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는데도 검찰이 상해죄가 아닌 폭행죄로 약식기소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피해자에게 별도의 연락이나 의견 청취 없이 폭행죄로 구약식 처분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 폭행죄 벌금 30만원의 구약식 처분에 대해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될 경우 어디에 어떤 절차로 의견을 제출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폭행사건인지 상해사건인지는 수사기관에서 조사하고 법원이 판단합니다. 그로 인한 형량 역시 검사의 구형과 법원의 판결에 따릅니다. 형사사건에 있어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닙니다. 형사처벌은 국가가 형벌권을 통해 범죄를 벌하는 절차인 것이지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는 범죄피해로 인한 자신의 억울함을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풀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선진 법치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의 사법체계는 이와 대동소이합니다. 손해배상청구는 금전을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즉 돈으로 배상액을 정하여 청구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이행하지 않으면 결국 민사소송을 통해 승소판결 받아 가해자인 채무자 재산에 강제집행하는 방법으로 손해배상채권을 회수함으로써 그 억울함을 푸는 것입니다.
사안은 약식명령에 의해 벌금 30만 원형이 확정된 경우이므로 더 이상 형사사건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하여금 더 중한 처벌을 받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게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손해배상금액은 폭행 또는 상해로 인해 발생한 병원치료비, 약값 등 실비와 입원을 해서 일을 하지 못했다면 그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얻지 못한 손해(일실손해) 및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하는 위자료를 각 항목별로 정하여 총 합계를 청구하면 됩니다.
벌금형 30만 원이라면 입원을 하는 등 그 가해행위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얻지 못해 발생한 손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실제 발생한 손해액과 위자료인데, 위자료는 입증이 불가능하므로 적정한 금액을 정하여 청구하면 법원이 그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 재량껏 인정해 줄 것입니다.
금액이 소액이라고 해도 채무자가 알아서 지급해주지 않는다면 민사소송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적정한 금액으로 합의를 요구해보고 대화가 안된다고 생각되면 굳이 계속 애걸할 필요없이 바로 민사소송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때는 다른 선택의 수단이 없으므로 고민하고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민이란 다른 방법이 있을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에 대한 것입니다.
실무해설
폭행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는 상해진단서까지 제출했는데 가해자가 단순 폭행죄로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형사절차에서는 피해자의 생각과 수사기관 및 법원의 판단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반드시 상해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1. 상해진단서가 있다고 반드시 상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사기관은 진단서 외에도 폭행의 정도, 부상의 원인, 치료기간, 피해자의 진술, CCTV,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예를 들어 폭행 이후 통증을 호소하여 진단서를 발급받았더라도 객관적으로 상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폭행죄로 판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상해라고 주장하더라도 검찰이 증거관계를 검토한 결과 상해죄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폭행죄로 기소할 수 있습니다.
2. 피해자에게 별도 연락 없이 약식기소가 가능한 이유
형사사건은 국가가 범죄를 처벌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사건의 당사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적으로는 피해자가 검사와 동일한 지위에서 사건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는 수사기록을 검토한 후 정식재판을 청구할지, 약식기소를 할지 결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피해자와 사전에 협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상 피해자에게 별도의 연락 없이 약식기소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3. 피해자가 벌금 액수에 불복할 수 있을까
많은 피해자들이 "벌금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형사사건에서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권은 원칙적으로 검사와 피고인에게 인정됩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더 무거운 처벌을 요구하기 위하여 직접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즉 벌금 30만 원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더라도 피해자가 그 자체를 이유로 형량을 높여달라고 법원에 요구할 수 있는 절차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4.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
형사처벌은 국가가 가해자를 처벌하는 절차이고, 피해회복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형사처벌 수위에 집중하기보다 실제 손해를 배상받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 있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항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병원 치료비
- 약제비
- 교통비 등 실제 지출한 비용
- 입원이나 치료로 인해 발생한 일실수입
-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특히 폭행이나 상해 사건에서는 위자료 청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형사처벌과 민사배상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가해자가 벌금 30만 원을 받았다고 해서 피해자의 권리가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제 피해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민사소송이 더 중요한 절차가 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사실은 민사소송에서도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치료기록과 진단서, 영수증 등을 잘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더라도 검찰이 증거관계를 검토한 결과 상해죄가 아닌 폭행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에게 별도 연락 없이 약식기소가 진행되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닙니다.
이미 벌금형 약식명령이 확정된 상황이라면 피해자가 형량을 더 높이기 위해 직접 취할 수 있는 절차는 사실상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억울함을 해소하고 실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해자를 상대로 치료비,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민사상 손해배상 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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