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제기 전이라도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나요?
질문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아직 변제기가 남아 있고 이자도 정상적으로 받고 있지만, 급하게 돈이 필요하여 원금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 변제기 전에도 채무자에게 원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나요?
- 채무자가 약정한 변제기에 갚겠다고 거절하면 변제기 전에는 돈을 받을 수 없나요?
변제기가 정해져 있는 채권은 채무자가 그 변제기까지의 기한이익을 가집니다. 즉 기한 내에는 변제하지 않아도 어떤 불이익을 받지 않는 이익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알아서 변제기 전에 갚아준다면 문제될 바 없으나 공정증서를 가지고 있더라도 채권자가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채권을 회수할 수는 없습니다.
공정증서를 근거로 채무자 재산에 강제집행하기 위해서는 공증사무소에서 별도로 집행문을 부여 받아야 하는데, 변제기 전에는 집행문 부여받더라도 집행이 불가합니다.
다만 공정증서 상 변제기 전에 매달 이자를 납부하기로 했거나 또는 일부 나누어 변제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고 채무자가 이러한 약속을 위반한 사정이 있다면 변제기 전이라도 집행문을 부여 받아 강제집행 할 수 있습니다.
실무해설
1. 채권자가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사정만으로 변제기가 앞당겨지지는 않습니다
공정증서를 작성했더라도 약정한 변제기 자체가 변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자는 변제기 전에 원금 반환을 요청할 수 있지만, 채무자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원금을 미리 지급할 의무는 없습니다. 채권자의 자금 사정이 급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대여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거나 변제기를 앞당길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이자를 약정대로 지급하고 있고 다른 약정도 위반하지 않았다면, 채권자는 정해진 변제기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변제기 전에 현재 원금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하더라도 아직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으므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2. 공정증서는 변제기를 없애는 서류가 아닙니다
강제집행 인낙 문구가 포함된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는 판결을 새로 받지 않고 강제집행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됩니다. 그러나 공정증서가 있다는 사실과 실제로 강제집행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공정증서에 정한 원금의 변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면 그 원금채권은 현재 이행할 상태가 아닙니다. 집행문은 집행권원에 집행력을 부여하는 절차일 뿐, 약정한 변제기를 앞당기는 효력은 없습니다. 변제기 전에는 공정증서를 근거로 채무자의 예금이나 급여, 부동산 등을 압류할 수 없습니다.
3. 먼저 공정증서의 기한이익 상실 조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증서에 적힌 기한이익 상실 조항입니다. 공정증서에는 다음과 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잃고 남은 원금을 즉시 지급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① 약정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② 분할상환금을 정해진 횟수 이상 연체한 경우
③ 담보를 훼손하거나 담보가치가 감소한 경우
④ 압류·가압류, 회생·파산 신청 등 약정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다만 위 사유가 모두 당연히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정증서에 어떤 사유를 기한이익 상실사유로 정했는지, 한 번의 연체만으로 즉시 상실하는지, 채권자의 별도 통지가 필요한지를 문구 그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나 별도 약정서가 공정증서의 내용으로 편입되어 있다면 그 서류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4. 법률에서 정한 기한이익 상실사유도 있습니다
공정증서에 별도의 특약이 없더라도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감소·멸실하게 하거나, 담보를 제공하기로 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민법에 따라 기한의 이익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변제기 전이라도 원금 전액의 이행기가 도래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채무자의 경제사정이 나빠 보인다거나 연락이 늦어진다는 사정만으로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지는 않습니다. 법률 또는 공정증서에서 정한 상실사유가 실제로 발생했다는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5. 기한이익 상실 여부에 따라 집행문 부여 절차가 달라집니다
변제기가 공정증서의 날짜만으로 명확하게 확인되면 그 기한이 지난 뒤 집행문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자 연체나 분할금 미납 등 일정한 사실의 발생을 조건으로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구조라면, 집행문을 신청할 때 그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공증사무소에 제출할 자료는 기한이익 상실 조항의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입금내역, 이자 또는 분할금 지급내역, 내용증명과 배달증명, 담보 관련 서류 등을 준비하고 공정증서를 작성한 공증사무소에 필요한 서류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집행문이 부여되면 집행문이 붙은 공정증서 정본과 송달증명서 등 집행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압류를 신청합니다.
6. 변제기 전에 회수하려면 채무자와 새로 합의해야 합니다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없다면 현실적인 방법은 채무자의 동의를 얻는 것입니다. 채무자가 조기상환에 동의하면 상환일, 지급할 원금, 그날까지의 이자, 이후 이자의 처리 등을 서면으로 정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원금 전액을 한꺼번에 지급하기 어렵다면 일부 원금을 먼저 받고 나머지는 기존 변제기에 지급하도록 합의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받은 돈이 원금과 이자 중 어디에 충당되는지 명확하게 적어야 이후 잔액을 둘러싼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변제기 자체를 새로 정하거나 분할상환 조건을 변경한다면 변경합의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경우 기존 공정증서와의 관계를 정리한 새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결론
공정증서를 작성했더라도 약정한 변제기 전에는 채무자에게 원금 반환을 강제할 수 없습니다. 채무자가 조기상환에 동의하지 않고 이자나 분할금도 약정대로 지급하고 있다면 채권자는 변제기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다만 공정증서에 정한 이자 연체, 분할금 미납 등의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했거나 민법 제388조가 정한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있다면 변제기 전에도 원금 전액을 청구하고 강제집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정증서의 변제기와 기한이익 상실 조항을 먼저 확인한 뒤, 해당 사유를 증명할 자료를 갖추어 집행문 부여와 압류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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