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합의 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무자, 지금이라도 민사소송이 가능할까요?
질문
2010년에 돈을 빌려주었는데 채무자가 변제하지 않아 2015년에 형사고소를 하였습니다.
채무자가 유죄가 나오자 조정위원회의 권유로 만나게 되었고,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조정실에서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약속한 변제기일까지 돈을 지급하지 않아 저는 조정합의는 무효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후 약 한 달 뒤 채무자가 일부 금액을 가져오면서 조정을 계속 유효하게 해달라고 하였지만 저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다만 송금한 돈은 반환하지 않았습니다. (2015년 6월)
이후 다시 찾아와 매월 분할하여 잔여금을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새로 작성해 왔고,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2016년 3월)
그런데 채무자는 합의서를 제출했음에도 형이 감경되지 않았고 결국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면서, 어차피 감형이 되지 않았으니 합의를 이행할 필요도 없고 형량을 감수하겠다며 연락을 끊었습니다.
- 형사합의를 했더라도 형을 모두 마치면 합의서에 따른 분할 변제의무도 없어지는 것인가요?
- 지금이라도 일부 변제일이나 합의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 형사고소는 소멸시효 중단 효력이 없으므로 2010년 대여금을 기준으로 2022년 3월 현재 이미 권리가 소멸되었다는 말이 맞는 것인가요?
형사고소는 시효중단 사유가 아닙니다. 그러나 일부 변제는 승인으로 볼 수 있으므로 시효중단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합의서면 작성 역시 승인에 해당하므로 이 역시 시효중단 사유입니다. 최종 승인이 있었던 날부터 시효를 기산하면 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경우 채무자가 시효항변을 한다면 패소할 수 있습니다. 사안의 경우 합의서를 근거로 합의금을 청구하면, 소멸시효는 합의서 작성일 또는 일부 변제일로부터 10년이므로 소멸시효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루지 마시고 곧바로 민사소송 제기하시기 바랍니다.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그 확정일로부터 역시 소멸시효는 진행됩니다.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되나 장기간일지라도 적극적으로 채권회수를 위한 강제집행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실무해설
형사사건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채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형사고소 자체는 소멸시효를 중단시키지 않지만, 채무자의 일부 변제나 채무를 인정하는 합의서 작성은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중요한 법률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2016년 작성한 합의서와 일부 변제가 시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입니다.
1. 형을 마쳤다고 채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① 형사처벌은 국가가 범죄에 대해 부과하는 제재입니다.
② 반면 합의금 지급이나 대여금 반환의무는 민사상 채무입니다.
③ 따라서 채무자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거나 형을 모두 마쳤다고 하더라도 합의금 지급의무나 대여금 반환의무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④ 채무자는 합의서에 따른 약속을 계속 이행해야 합니다.
2. 일부 변제와 합의서는 시효중단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① 형사고소만으로는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습니다.
② 그러나 채무자가 일부 금액을 변제한 행위는 채무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시효중단 사유가 됩니다.
③ 또한 분할 변제를 약속하는 합의서를 새로 작성하였다면 이 역시 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④ 따라서 최종 승인행위가 있었던 시점부터 다시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3. 합의서를 근거로 청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① 단순히 2010년 대여금을 이유로 청구하는 경우에는 소멸시효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② 그러나 이후 작성된 합의서를 근거로 합의금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권리관계를 기초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③ 특히 합의서에는 변제방법과 금액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입증도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④ 따라서 소송을 준비할 때에는 최초 차용관계뿐 아니라 합의서와 일부 변제자료도 함께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① 이미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사건이라면 시효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② 승소판결을 받으면 다시 판결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③ 판결을 받은 후에도 채무자가 임의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예금압류, 급여압류, 부동산 강제집행 등 채권회수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④ 채권은 판결만 받아 놓고 장기간 방치하기보다 적극적으로 강제집행까지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형사고소 자체는 소멸시효를 중단시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채무자의 일부 변제와 합의서 작성은 채무 승인에 해당하여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안에서는 최초 대여일만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최종 일부 변제일과 합의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채무자가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합의서에 따른 변제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합의서를 근거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한 후 필요한 경우 강제집행까지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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