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요구권을 몰라 퇴거에 동의했습니다. 집이 전세로 계약된 지금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나요?
질문
2017년부터 월세로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2021년 11월 집주인과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 2월 집주인이 개인 사정으로 집을 매매하겠다며 이사를 해 달라고 했습니다.
당시 저는 계약갱신요구권이라는 제도를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알겠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집주인은 집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집을 보여주었고, 저에게 새 집주인이 같은 조건으로 계속 거주하게 해주면 살겠느냐고 물어보기에 가능하다면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 3월 14일 집주인으로부터 매매가 아니라 전세로 계약이 체결되었으며, 저는 5월 중순까지 퇴거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계약갱신요구권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계약갱신요구권을 모르고 퇴거에 동의했는데, 지금이라도 계약갱신요구권을 주장할 수 있나요?
- 이미 새로운 세입자와 전세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도 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나요?
- 이사비용 외에 집주인에게 추가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임대차계약을 당사자 사이 약정으로 2년 기간 갱신했다면 그 2년 동안은 합의해지 이외 기간만료 전 누구도 계약해지권을 가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계약으로 갱신한 게 아니라 양 당사자가 서로 갱신거절을 통지하지 않음으로써 묵시적 갱신된 경우라면 임대인은 갱신기간 2년을 보장해야 하나 임차인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점에서 다릅니다.
사안의 경우 2021년도 계약을 새로운 계약으로 볼 수 있다면 양 당사자 사이 이미 2년기간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입니다. 다만 임대차목적물 매매로 인해 양 당사자가 합의하에 계약해지하기로 한 것이라면 그 합의에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 합의가 당사자의 명확한 의사에 기한 것이라면 이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해석의 문제일 것이나 임대인이 임대차목적물 매매로 인해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에 소극적으로 답변한 데 불과한 경우 명확한 의사라 할 수 없어 과연 합의해지효력이 인정될지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답변은 합의해지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사안으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합의해지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임대차계약기간 2년은 지켜져야 합니다. 임대인이 자신 소유의 임대차목적물을 매매하는 것은, 자유로운 처분권이 인정되므로 임차인이 그에 문제삼을 여지는 없습니다. 다만 매수인, 즉 새로운 소유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상 임대인 지위를 그대로 승계합니다. 새로운 임대인 역시 2년의 계약기간 준수의무가 있습니다.
합의해지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어느 누구도 2년 계약기간 내에 계약해지권을 가지지 않습니다.
참고로 사안의 경우 합의해지는 임대차목적물 매매를 전제로 한 것이나 실제로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위한 것이었으므로 합의해지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매매를 전제로 합의해지요구했음에도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은 임차인이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사안은 새로운 임대차계약에 기한 계약기간의 문제일 뿐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경우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실무해설
1. 이 사건의 핵심은 계약갱신요구권이 아니라 합의해지입니다
① 많은 임차인들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② 그러나 질문의 사례에서는 이미 2021년 11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 핵심입니다.
③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성립하였다면 원칙적으로 그 계약기간 동안 임대인과 임차인은 모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라면 역시 임대인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할 수 없으나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해지 통보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결국 임대인은 어느 경우든지 계약을 임의로 해지할 권리가 없습니다.
④ 따라서 이 사건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보다, 양 당사자 사이에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하였는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2. 합의해지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① 임차인이 충분한 설명을 듣고 명확한 의사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는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② 반대로 임대인의 일방적인 통보에 소극적으로 응답한 것에 불과하거나, 계약을 반드시 종료해야 하는 것으로 오인하여 동의한 것이라면 합의해지가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③ 결국 당시 대화 내용, 문자메시지, 통화내용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실제로 계약종료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3. 매매와 전세계약은 법률효과가 다릅니다
① 질문자는 임대인의 설명을 듣고 임대차목적물이 매매되는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② 그러나 실제로는 새로운 매수인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임차인과 전세계약이 체결된 것입니다.
③ 만약 임대인이 매매를 이유로 계약종료를 요청하였는데 실제로는 전세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합의 당시 전제가 되었던 사실과 다른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④ 따라서 이러한 점 역시 합의해지의 효력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4. 새로운 임대인은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합니다
① 임대차목적물이 실제로 매매되었다면 새로운 소유자는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합니다.
② 따라서 기존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면 새로운 소유자 역시 그 계약을 그대로 승계하여야 합니다.
③ 결국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단순히 소유자가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이 당연히 퇴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
이 사건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이 핵심이 아니라,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이후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기로 하는 합의가 실제로 성립하였는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특히 임대인이 매매를 이유로 계약종료를 요청하였으나 실제로는 전세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합의해지의 효력을 다툴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당시 합의가 어떠한 경위로 이루어졌는지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향후 권리행사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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